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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망할 줄 알았는데 이곳이 되살아난다고?

곽창렬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2-18 12:29

[WEEKLY BIZ] Biz Pick: 동네서점의 부활

1990년대 미국 최대 서점 체인으로 군림했던 ‘반스 앤드 노블(Barnes&Noble)’은 2000년대 들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등장으로 큰 타격을 받은 데다 디지털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 1000여 개나 됐던 매장이 하나둘씩 문을 닫아 600여 개로 줄었고, 주가는 끝없이 내리막을 걸었다.

이렇게 빈사 상태에 몰렸던 반스 앤드 노블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16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었고, 올해도 30곳에 새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더 작은 서점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서점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미국의 동네(독립)서점 수는 2020년 1689개에서 2021년 1701개, 지난해 7월 현재 2023개로 조금씩 늘고 있다. 앨리슨 힐 미국서점협회장은 “향후 2년 안에 200여 개의 새 서점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증가세가 꾸준하다”고 했다. 책도 잘 팔렸다. 미국출판협회에 따르면 오프라인 서점의 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약 24% 증가한 62억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서점의 매출(96억달러)이 전년보다 0.5%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미국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 매장 전경. 올해 매장 30곳을 새로 열 계획이다. /반스앤드노블
미국 서점 체인 반스앤드노블 매장 전경. 올해 매장 30곳을 새로 열 계획이다. /반스앤드노블

당초 코로나19가 터졌을 때는 오프라인 서점과 종이책의 몰락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외출이 줄고 태블릿PC 판매가 늘어 온라인 서점과 전자책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케임브리지포럼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자 사람들은 오히려 종이로 된 책을 찾았다”며 “오랜 기간 집에서 머물다가 격리가 해제된 후에는 서점에 가고 싶다는 사람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작은 서점들이 특정 주제에 관한 책을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책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온라인 서점과 차별화에 나선 것도 주효했다. 반스 앤드 노블도 베스트셀러를 맨 앞에 진열하던 정책을 바꿔 점원이 지역 특성에 맞게 책을 진열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 기준 국내 서점 수는 총 2528개로 2019년(2320개)보다 208개 늘었다. 2007년 이후 매년 내리막을 겪다가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반등한 것이다.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의 작은 서점이 문을 열었고, 전국 지자체들이 서점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해 공공기관이 책을 살 때 지역 서점을 우선 이용하게 한 것 등이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의 부활이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전히 일반 도서 판매량 가운데 아마존의 지분이 45%에 달할 정도로 위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이비스월드는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아마존을 필두로 한 온라인 출판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마존과 전자책에 대항하느라 오랜 기간 분투했던 미국 서점들이 부활을 즐기고 있다”면서 “하지만 출판사와 서점들이 몇몇 대형 히트작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약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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